과거 날조 및 24세 시점
바라는 것이 없는 삶도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계속해서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적어도 좋은 작품을 보고 호불호에 관한 표현을 남길 수 있다던가, 그게 아니더라도 사람을 보고 평가하는 일이라면 당연하게 가능했으니, 살아가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었다. 언제나 바라는 것이 많은 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기준만이 존재하는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먼 세계의 것들이 가득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좋아하는 것은 있었다. 직접 쓴 글씨로 빼곡하게 들어차는 수첩을 아주 좋아했다. 어떤 날에는 인터뷰로, 어떤 날에는 서점에서 발견한 책에 대한 필사나 우연히 들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사연으로. 이따금은 처음 보는 이름에 대한 기록이나 조사해낸 정보 따위가 가득한 수첩에는 내가 살아가며 보고 기억하고 싶어했던 모든 것들이 담겨 있었고, 그렇기에 그것들을 모두 모아보면 언젠가는 하나의 작은 도서관을 이루게 되기도 했다. 추억이 되었던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일절 알 마음이 없었지만, 꺼내어 보고 싶은 게 하나 있었다.
‘타데누마 렌시’
첫만남은 언제쯤이었더라, 기록이라도 있을까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게 그 시작이었다. 분명 몇 번 만난 다음부터는 바람 같은 소년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도 잡아두지 못할. 물론 그가 제 연인이 될 줄은 몰랐으니까, 나 자신조차도 그를 잡을 마음이 없었던 것이라 생각했던 걸지도. 그런 생각마저도 들었다. 그런 사람을 이렇게까지 바라게 되다니, 그런 계기가 된 순간을 완벽히 알 순 없었지만 아주 오랜 기억 속 묻어둔 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작정 서재를 뒤적였다. 그 안에는 학창시절 때부터 모아온 무척 오래된 책이나 당시에 구상한 내용들이 한가득 담긴 노트, 언젠가 선물받았던 만년필로만 적어내려간 나의 기록이자 사라지지 않을 기억, 그런 것들이 들어차 있는 수많은 양의 수첩이 가득한 서재에서 나는 종이의 향은 내가 지나온 시간들의 흔적이 되어 코끝에, 그리고 그것들을 펼쳐보기 위해 한참 만지작거렸던 손끝에서 묻어났다. 아, 하나 찾았다. 누렇게 변질되어 있지는 않아도, 어느정도 보관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작게 탄성을 내질렀다. 이건 조금만 더 소중히 해야 했나? 그런 후회마저도 떠올랐다. 검은 수첩의 첫 장에는 내 이름과 1학년 4반, 그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지금보다는 덜 깔끔한 필체로 쓰여진 글은 어렸던 시절의 기억을 불러오는 것도 같았다. 이걸 쓸 무렵에는 무엇을 했더라, 아마도 입학식 바로 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분명 잠들기 전, 연극부에 입부하여 감독으로 지낼 생각을 하며 언젠가 대본에 쓰여질지도 모르는 내용이나 그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구매했던 수첩을 펼쳐 잃어버려도 되찾을 수 있도록 내 이름을 기록했더랬다. 물론, 그로부터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학생들 사이에서는 ‘시모다의 수첩’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진 것에 언제나 그랬듯이 짧은 야유를 보내며 ‘그렇게 심한 말을 적어놓지 않았다’고 하자마자 부원들부터 들고 일어나서는 엄청난 분노를 쏟아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저 과거의 흔적이자 언제 떠올려도 즐거운 그런 사소한 사건에 불과했지만. 짧은 기억을 되짚는 걸 끝내고, 다시 그에게로 돌아가자.
날이 아주 화창한 날에, 그러니까…. 지금 돌이켜 본다면 입학식 즈음이구나. 문자로 새겨진 페이지의 시작은 살짝 흐트러져 있었고, 지금 떠올린다면 아마도 아무데나 기대서 수첩에 마구잡이로 적어내려갔던 기억이 선명했다. 어릴 적부터 기억력 하나는 나쁘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떠올리고자 한다면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제 나름의 장점이라 할 수 있었다.
‘성격 나빠 보이는 녀석이 선배라고 말을 걸었다.’, ‘귀찮은 일이 생겼다. 바보 같은 말싸움을 하던 녀석들이 말을 걸었다.’ 이런 장난스러운 메모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었다. 이녀석은 연극부가 부흥하자 나가버렸고, 말싸움을 하던 녀석들은 3학년일 때 같은 반이라 소꿉친구라던가 항상 붙어다닌다는 쓸모없는 정보를 말했지 않은가. 그런 기억들이 문자를 통해 새록새록 떠올랐다. 분명 그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이, 수첩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새롭게 다가왔다. 찾고 싶은 아이는 어디로 간 걸까, 입학식 무렵의 이야기만 열 페이지 남짓하는 분량을 차지하고 있을 줄이야. 이것 하나 찾겠다고 주변을 잔뜩 어질러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어째서 찾고 싶어진 것은 보이지도 않는지. 어디까지 해야 나오나 보자, 어찌 보면 승부욕이 붙을 것도 같은 무렵 한 소년에 대한 묘사가 나타났다.
벚나무 아래에서 소년은 웃고 있었더라고 적혀 있다. 주변에는 다른 학생들과는 금방 친해진 것인지, 이전부터 친구인 것인지 당시에는 다른 지역의 출신이던 내가 알 수 있는 건 전혀 없었지만 지극히 평범하고 유난히 친밀해 보이는 학생들의 사이에서 이목을 끄는 사람은 딱 하나였다. 시선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그가 궁금했더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학생들의 사이, 분명 기숙사를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라는 이 학교에서 통학이라도 하는 듯이 여러 아이들과 몰려 학교 아래로 내려가는 분홍빛 머리의 소년이 아이들의 중심에서 장난을 치다 눈이 마주쳤던가. 소년은 처음 보는 얼굴에 흥미라도 가진 것인지 수첩을 들고 있던 내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해 보였다. 특별히 놀랍진 않았고, 사실상 무시할 마음도 없었기에 자신 또한 작게 손을 흔들어 줬더랬다. 봄바람 같은 소년, 그런 인상이 강하게 남았던 게 떠올랐다. 비눗방울처럼 과거의 기억이 하나둘 두둥실 떠다녔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소년은 내게 ‘함께 놀러가자’며 말을 걸었고, 나는 거기에 ‘싫은데에~.’ 같은 말로 답을 했더랬다. 저렇게 화사한 사람과 어울리면 분명 귀찮아질 테니까. 시선을 끌거나 흥미를 갖는 것과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언제나 함께하는 건 아니었어도, 이따금 소년과 같은 이를 만난다면 쉽게 떠오르는 감정이었더라고 이곳에도 적혀 있었다. 그 무렵에는 내가 이끌려갈 것만 같은 사람들은 딱 질색이었으니까. 소년 또한 그 부류 중 하나라고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몇 페이지를 넘긴다. 학기초부터 학생들과의 잦은 싸움이 있었더라고 기입된 수첩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 이미 그들의 의중을 파악한지는 오래였으니까. 다만, 이 근처에 분명 그에 대한 이야기를 더 썼던 것도 같은데. 종이가 사락거리며 한 장씩 넘어갈 때마다 기억을 하나 둘 되짚느라 시간이 얼마나 흐르는 줄도 몰랐다. 연극부에 대한 이야기가 빼곡했다. 폐부 직전의 부에서 학생들의 연기력은 턱없이 부족했고, 대본은 조잡하며 소품들은 제 나름의 최선은 다한 것 같음에도 한참 모자란 것들로 가득했으니까. 대본을 정리하고, 새로 써내려가며 학생들에게 개인으로 가 연기를 지도하기에도 시간은 언제나 빠듯했다. 이 부를 살리고 싶었으니까, 매일같이 등교하면 교실도 아니고 부실로 직행하여 환기를 시키고, 청소를 하며 대본을 다듬는 작업들을 한 뒤 첫 수업 시간에 늦지 않게 교실로 이동하는 게 하루의 시작이었다고 적혀 있었다. 내 기억 속에도 그 시간은 유난히 선명했다. 타인에게 일을 시키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그들의 역량이 파악되거나 눈에 띄는 가능성을 본 게 아니라면 선뜻 일을 시키지 않았더랬다. 7년도 더 된 기록 속에서 한 소년이 다시 등장한다. ‘그때 그녀석’이라는 호칭으로. 부를 위해서라면 가릴 것도 없었기에, 1학년 때부터 다른 부 학생들에게 우리 부에 들어올지 스카우트 제의를 하곤 했더랬지. 그리 떠올리다 눈에 띄는 소년에서 그녀석으로 바뀐 호칭에 이날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급히 눈을 굴렸다. 요약하자면 거절당했다. 수예부에 멋대로 들어가 그나마 재주가 좋아 보이는 학생들을 몇 골라, 우리 부와 협력하자고 했으나 일이 너무 많다 따위의 이유로 거절을 하는 아이들이 한가득이었고, 이윽고 그 부장이 오자 협력을 요청해도 연극부가 언제 폐부될 줄 알고 그러느냐는 악담인지 으름장인지 모를 소리를 듣고 너무하다며 미술부로 찾아갈 준비를 하던 참이었다. 잘 정리되었다고 하기에는 당연하게도 무리가 있는 선명한 분홍빛 머리, 그 사이사이로 보이는 연한 노란빛. 유난히 발랄해 보이는 인상을 한 소년이 부실로 들어왔다. 안 본지는 한 몇 주 정도 되었을 텐데, 어째선지 나는 그 애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완전히 깔끔하게 입지 않은 가쿠란, 어딘가 약간 날티가 나는 인상을 하고 있으면서도 유순해 보이기도 하는 새하얀 얼굴을 보자마자 아, 그 애다. 하고 떠올렸더랬다. 나는 그에게 그때 인사했었지? 하고 대뜸 반말로 말을 걸었고, 소년은 화사하게 웃으며 내게 기억하고 있었어?! 같은 소리로 기쁘게 말을 걸었다. 아마도 나를 수예부에 들어올 새 부원으로 오해한 것 같긴 했지만. 이 소년은 과연 어떻게 답할까? 이름조차 모르는데. 그리 생각하면서도 스스럼없이 그에게 다가가 ‘우리 부에 들어올래?’라는 질문을 했더랬다. 당연하게도, 나는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한 상황이었으니까. 이렇게 발랄해 보이는 소년이라면 분명 흔쾌히 받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돌아온 답은 달랐다. ‘부장을 배신할 수는 없다’는 식의 답이었던가? 어지간히도 분했는지 수첩에조차 제대로 적혀 있지 않았다. 그 후로도 몇 번이고 그 비슷한 말을 들었으니 아마 다르진 않겠지만. 그래서 이름도 알 수 없는 소년은-그는 분명 통성명을 시도했지만 내가 무시했더랬다.- 통칭 ‘그녀석’으로 기입되기 시작했었다.
그 외에도 사소한 기록이 가득했다. 축제 때 마주쳐서 우연히 도움을 받은 기억이나, 언제부턴가 멋대로 붙은 애칭따위에 썩 나쁘지 않은 반응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름에 대해 기억할 필요는 없다며, 매일 얼굴을 볼 때에는 ‘타~ 뭐더라?’ 같은 농담조로 시작했지만 사실 메모에는 제대로 렌시라는 이름으로 적어 그를 기록했더랬다. 그럴 때마다 에! 하고 돌아오는 답들이 듣기 좋았던 걸까? 아니면 그저 그 반응을 즐겼던 걸까. 내 감상은 언제나 필요없는 것이었기에 그에 대해서는 자세히 적혀있지도, 기억할 마음도 없었는지 무엇 하나 떠오르는 게 없었지만 그 시간들과 소년의 반응들은 무엇 하나 빠짐없이 선명했다.
몇 권의 수첩을 더 꺼내어 읽어나가면, 지나온 시간 속에 그가 조금씩 더 자신의 위치를 늘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일기의 역할도 어느정도 하고 있던 것은 어느새 그와의 시간이 대부분을 이룰 정도였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어지간한 내용은 관찰기록이었지만. 학창시절에는 멋대로 묶어두고 우리 부도 아니건만, 협력이라는 명목 하에 같이 놀자는 그를 무시하고 연극부 소품을 만드는 데에 일을 시켰는가 하면 이따금 그를 따라 먼 길을 돌아 천천히, 둘이서 걸어 내려가 멋대로 외박까지 하며 그의 집에서 동생과 함께 놀다 옷을 빌려입은 채 잠드는 일도 제법 있었더랬다. 방학이 오면 도쿄에 있는 본가에 데려가기도 하고, 졸업 즈음에는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나도 그를 제법 좋아하고 있었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더랬다.
내게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좋았다. 그 감상을 또 다른 수첩에 적는다. 수첩의 이름은 ‘렌시’. 그에게 절대 전해주지 않을 테지만, 적어도 이 마음을 기록해 두고 언제라도 꺼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그가 없는 틈을 타서 이 마음을 적어두자. 정말 좋아하는 나의 첫사랑을.
좋아함이라는 마음을 부정할 마음은 없다. 그렇게 된다면 지나온 시간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 이 사람에게 솔직해지지 못하는 일이 될 테니까. 그런 바보같은 행동을 하고 싶지 않으니 그 대신 진심과 나의 감상을 적어내려가겠다.
어째서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걸까, 그리 생각한다면 답은 언제나 하나였다.
바라보다 눈이 멀어버려도 좋을 만큼 빛나는 사람을 보며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곳에 이름을 말로 할 수 없는 대신 스트로브, 나는 그를 이렇게 부를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한 스트로브는 항상 빛났고, 삶이라는 무대가 있다면 그것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내 곁에 존재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온 사람이기에 더욱 다시 되짚어 보고 싶도록 만들었고, 소년일 적의 기억 속에 가득한 그를 나는 참 좋아한다.
나라는 개인에 대해 생각할 마음은 없었음에도 그는 계속해서 내 마음 속에 남아 이따금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그의 삶에 조금 더, 지금의 내 마음처럼 가득 채워지고 싶다는 욕심도 있지만 나의 스트로브에게 그것을 강요할 마음은 없다. 정말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이런 감정을 받았단 사실만으로도 내겐 충분하니까.
고백하거나, 사랑한단 말 대신 애정으로 그를 대하는 것으로 내 마음을 모두 전하고자 이 기록을 남긴다.
사랑하는 나의 스트로브. 그가 그의 삶을 살아갈 때에 남은 날에도 나를 한 번씩은 떠올려주면 그 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계속 그를 좋아하는 채로 있을 수 있다면, 그의 시간 속에 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면 나는 평생 이렇게 혼자 그를 떠올리는 시간을 가져도 좋다.
그가 내게 준 시간들을 헛된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으니까, 평생을 기다려도 좋고 언젠가는 떠나보내도 좋으니 모든 것을 그의 의지에 맡기고 싶었다.
이것은 내 나름의 사랑고백이라고, 남몰래 이 수첩에 적어 기록한다.
감상에 젖어 한가득 기록하자마자 똑똑, 소리와 함께 서재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마저도 경쾌한 것이, 그 주인이 누구인지는 잘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턱끝까지 차오른 사랑의 말 대신, 수첩을 정리하고 있으니 들어오라는 말을 뱉어냈다. 아무것도 적지 않은 척, 그가 손대지 않을 법한 책 사이에 이 수첩을 끼워넣고 다른 것들은 가득 어질러 두었다. 도와주지 않고서는 그냥 둘 수 없을 만큼.
서재 안쪽으로 걸음을 내딛는 앳된 남성을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웃음이 있었기에, 이곳으로 다가와 나를 부르는 그에게 답지 않게 어리광을 부리려 두 팔을 뻗어 히, 웃어보였다.
“렌시~ 수첩 정리, 도와줘~ 윳키, 옛날에 적었던 것들을 살피다가 잔뜩 어질러버렸거든.”
사랑은 말로 하지 않아도,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너 한 사람 뿐일 거야. 그 비밀은 평생 말로 하지 않아야지. 그 생각을 하며 자신을 끌어안아주는 온기와 함께 밀려오는 시원한 풀내음에 눈을 감았다. 있잖아, 렌시. 나 지금 정말 행복해. 그 말 대신 자신 또한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창밖을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다. 날이 저물어갈 즈음이라는 것을. 이 수첩들을 모두 정리하고 나면 다시 끌어안고서 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평생 이렇게 있고 싶다. 마음을 전하지 않더라도, 이대로. 이 사람의 곁에서.